등푸른생선 회무침 맛집 영일대북부시장 '울릉천부식당'
등푸른생선 회무침 맛집 영일대북부시장 '울릉천부식당'
  • 포항통
  • 승인 2019.09.3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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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 꽁치, 방어 등푸른생선 무침회
넉넉한 양과 풍부하고 기름진 식감
슥슥 비벼먹는 물회도 1만 원 저렴한 가격 '한 공기 뚝딱'

 

내가 아주 어릴적 기억 속 북부시장은 행복과 추억의 공간이였다.

아버지는 월급날에 맞춰 5000원인가 8000원인가 하던

양념과 통깨가 버무려진 맛있는 시장표 통닭을 사오셨고

 

어머니는 친척들이 모이면 시장 횟집에서

5만원인가 10만원으로(당시에도 지금도 적지 않은 돈이긴 하지만)

스무명 가량이 너끈히 먹을 수 있는

아주 넉넉한 양의 다양한 회를 큰 봉지에 한아름 사오셨다.

 

북부시장은 그런 어릴적 추억과 행복한 기억이 있는 곳이었다.

 

그 때 기억을 되살려

지금은 영일대북부시장으로 이름이 바뀐 그곳에서

등푸른 생선 막회  맛집으로 유명하다던 

'울릉천부식당'으로 저녁을 하러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갔다.

 

 

저녁 7시쯤 갔지만 깜깜하고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

세월이 흐른 만큼, 특히 전통 시장이 위축되면서

그만큼 찾는 손님도 확연히 줄어 들었으리라.

 

 

8년 전쯤 취직을 하고 을릉천부식당에 처음 갔을 때는

큰 대형 교회 길건너 유명 물회 가게 옆, 횟집이 많이 몰린 곳에 있었다.

 

어떤 일인지 몇년 전 좀더 포은도서관과 가까운

시장 귀퉁이로 식당 자리를 옮겼다.

 

옮긴 곳 주소는

포항시 북구 대신동 65-8(삼호로 47번길8)

054-521-2866.

 


울릉천부식당 네이버 검색 캡쳐.

 

매일 아침 8시부터 밤 9시까지 연중 무휴

"매일 문 여는데 회가 없는날이 쉬는 날이시더"라는

울릉도 천부리 출신 할머니 사장님의 말씀이 정겹다.

 

그리고 식당 통화 연결음에도 나오는~

최불암 아저씨가 나오는 유명 식도락 프로그램에 나왔다는 사실^^

또한 등푸른막회 특화거리 지정업소임도 알 수 있다.

 

예전에 갔을 때보다 메뉴가 단촐해졌다.

등푸른 무회침 1인분에 1만원, 등푸른 물회 1인분 만원

그리고 술과 음료. 끝.

 

역시 시장과 가게 경기가 침체되고

사장님 혼자서 하기에 버거운 면이 있어

단순화 했을 거라는 짐작이다. 

 

잠깐! 등푸른 생선에 대한 강좌

청어, 꽁치, 전어, 방어 등을 말하며

하늘에서 공격하는 새떼들이 볼 때

바다색과 비슷하게 보이도록 등이 푸른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양질의 단백질, DHA 등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

노화방지와 성인병 예방에 좋다니 어찌 웰빙 식품이지 않겠는가?

 

나이가 들수록 돼지고기, 소고기가 소화가 안되는데

앞으로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겠다고 다짐해 본다ㅎㅎ 

 

 

벽에 걸려 있는 부모와 자식에 관한 명언.

좋아 하는 글귀가 그 사람을 나타내는 거라면

식당 사장님도 가족을 끔찍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리라.

 

이곳저곳 사진을 찍는 모습에 "(정신사나우니) 앉아 있으소~"하는 말에서 

얼핏 서비스 마인드가 없으신가 싶기도 하다가

"애들 먹게 먼저 밥부터 내왔니더, 참기름하고 해서 먹으면 먹을만 할끼라요"라며 웃으시는 모습에서

경상도 어머니의 무뚝뚝함 속 깊은 정이 느껴졌다.ㅜㅜ

 

 

이러한 테이블이 두 줄로 길게 있고,

작은 방이 2개 가량 있었다.

처음에는 테이블에는 우리 식구와 다른 일행 두팀 만 있었다.  

 

 

한창 식사하고 있을 때 쯤 현장에서 작업을 마친 듯한 분들이

회 한 접시에 소주 한잔 하러 들어오시는 것 같았고

착한 가격 때문인지 대학생 정도의 젊은 일행도 자리에 앉았다.

그래. 시장은 이렇게 많은 사람을 위로하고 품어주는 곳이지.

 

 

종이로 된 삼각대?가 겹겹이 포개져 있어 

한개를 꺼내 무엇인가 무엇인가 곰곰히 보니

일회용 수저 받침대였다 ㅎㅎ

 

 

먼저 나온 애호박전.

애호박의 고소함은 좋았지만,

밀가루 반죽 양이 많아 약간 빵을 먹는 느낌이 났다.

배가고파 간장에 찍어 먹으면서 허기를 우선 달랬다.

 

계란말이는 안에 조미김이 들어가서인지

짭쪼름한 맛인데 그대로 매력이 있었다.

 

고추튀김, 깻잎무침, 두부전 그리고 파무침

별달리 특이하지 않지만

집에서 먹던 반찬처럼 양념 맛이 강하지 않아서 좋았다.


특히 평소 먹어보지 못했던

고추튀김이 맵지 않고

튀김도 강하지 않아 입맛에 딱 맞았다.


고등어 탕 역시

우거지로 잘 우려낸 맛이 시원했고

고등어살이 고소함~

 

 

무심하게 배추와 김치, 쌀이 모두 국내산이라는

사장님 스타일이 은근히 짐작되고 느껴졌다.ㅎ

 

 

 

드디어 물회 대령이요~

사배기라 부르는 방어 새끼와 가자미가 이날 있다고 했다.

계절별로 혹은 제철별로,

아니면 배가 나간 조황별로

청어나 꽁치, 전어 등 주종목이 랜덤으로 바뀌는 거 같았다. 

 

 

다시봐도 보통 물회보다 엄청나게 많은 양이다.

방어의 기름지고 졸낏한 육질, 풍부한 식감을 살리게

두툼하게 썬 푸짐한 회에다

 

고추, 당근, 무, 고추장, 깨가

무심한듯 더해졌지만

조화롭게 어울리는 모양새에서

주인 할머니의 깊은 내공이 느껴졌다.

 

 

물회는 말그대로 시원한 얼음물이나

최근에는 사이다나 육수를 가미해 비비기도 하지만

 

방어 본연의 기름진 맛을 느끼고 싶으신지

물은 넣지 않고 고추장만 해서

아버지께서는 비비셨다.

 

 

거의 다 비벼가는 물회가 먹음직 스럽다.

방어에 고추장을 완전히 잘 비벼서

고추장 옷을 다 입히고 나면

 

이렇듯 군침도는 물회가 완성이다.^^

 

나는 '회덮밥'을 해먹기로 했다.

따뜻한 밥이 회의 식감을 죽인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밥도 조금 식기도 했고^^

방어의 토톰하고 고소함에 밥이 어울릴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사르르 녹는 방어의 기름지고 풍부한 식감에

깨와 무, 오이와 당근 등 채소가 이미 잘 조화돼 있어

밥까지 더해지니 감칠맛과 고소, 매콤한 맛으로

한 공기가 금방 뚝딱이다~^^

지금도 군침이 돈다.ㅎㅎ

 

포항말로 "한 주디(입) 하실래에~?"라는 느낌으로^^ ㅎㅎ

 

호불호가 있다는 등푸른 생선회라지만

회 좋아 하지 않는 사람도 그 매력에 빠져

반할 듯한 기막힌 맛이다. 극호^^

 

 

회무침 3인분도 곧이어 도착했다.

역시 투툼한 케익이나 피자를 연상케 할

넉넉한 양이 시선을 압도한다.

 

3만원으로 이렇게 많은 양의 회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포항에 사는 축복이자

북부시장을 곁에둔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다^^

 

총총히 썰은 당근과 고추

쪽파와 대파와 양파가

 

층층을 이루고

안개꽃처럼 통깨가 뿌려졌다.

 

초장을 골고루 바르고

경건하게 모두가 하나되는 마음으로

슥슥슥 비비니

 

 

푸짐한 회무침 완성이다^^

많은 양에 먹어도 먹어도 남아서

1인분 정도는 집으로 싸가지고 갔다.

넉넉한 양이 시장인심인거 같아 푸근했다.

 

 

맛있게 물회와 무침회를 실컷 먹고 나도

내심 시장에 대한 추억을 아련해 한 바퀴 돌았다.

 

어릴 때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

개목걸이를 샀던 건재상과

 

과일상회도 그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좀 더 나이들어

취업준비생 시절

 

착한 가격으로

한잔 술로

위로해준 국밥집도

다행하게도 계속 불을 밝히고 있었다.

 

안내도를 보니

이렇게 시장에 가게가 많다.

 

근처 큰 종합병원이 휘청하면서

시장 상권도 더 많이 위축됐단 말을 들은지도 벌써 여러해..

 

등푸른 막회 특화거리로

또는 그 어떤 특색과 장점으로든 영일대북부시장이

사람이 많이 오고 승승장구 잘 되길 빌어본다. 파이팅!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북적북적 가을축제'가 열린다는 포스터도 시장 곳곳에 붙어있었다.

 

이런 행사가 꼭 없더라도

우리 추억과 넉넉한 인심이 살아 숨쉬는

그야말로 생명력이 역동하는 북부시장이

우리곁에 오래 남기를.

맛있는 등푸른 생선 횟집들도 함께.

울릉천부식당에도 다음번에는 소주 한잔 하러 또 가야겠다~

추억을 함께 쌓아 가는 소중한 사람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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