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인공지능에 팔, 다리도 달아주자
포항의 인공지능에 팔, 다리도 달아주자
  • 윤경보 기자
  • 승인 2020.07.20 0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홍(한국은행 포항본부 부국장)

 

코로나 시대(with corona)와 그 이후 다가올 뉴노멀(post corona)에 대비하여 주요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화, 온라인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5G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예상외의 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실례로 그동안 안면인식 기술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던 스웨덴의 비지쥐 테크놀로지(Visage Technologies)사가 기존의 안면인식(face tracking) 기술을 기반으로 화상 속 얼굴의 감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인공지능기술을 개발하였다. 이 기술은 화상 속에 나타난 얼굴을 구성하는 눈이 전하는 감정, 코와 입술 주변의 움직임에서 추출 가능한 감정 등을 종합하여 인간의 7가지 감정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화면에 수치로 나타내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감정분석 인공지능기술이 인간의 감정을 판단하는 핵심 데이터는 얼굴을 구성하는 눈과 코 주변, 입술과 턱 라인의 움직임이다. 그동안 안면인식 기술로 수집한 감정 데이터를 활용하여 화상의 얼굴에서 추출되는 7가지 감정 즉 행복(Happiness), 슬픔(Sadness), 분노(Anger), 공포(Fear), 혐오(Disgust), 놀람(Surprise), 중립(Neutral)을 실시간으로 수치화해 화면에 보여주는 기술이다. 물론 인간의 감정이 중립을 제외한 6개만 있는 것이 아니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실제 비즈니스나 복잡한 상대방의 감정을 인식하면서 이루어지는 화상 대화에서 이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음성만으로 분석하는 기술에서는 평안, 분노, 기쁨, 슬픔이라는 4가지 감정만을 나타내고 있어 아쉽다. 앞으로는 화상의 감정분석기술에 음성분석을 통합한 복합적인 감정분석이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비대면 비접촉이 주류로 자리매김하려면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하지만 적어도 음성 전화나 문자 이메일보다는 영상통화와 화상회의, 동영상 자료 등이 더욱 효과적인 의사소통 수단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직접 대면하는 의사소통에 비해 작은 크기의 영상화면에서 상대측의 감정을 이해하는 비대면 방식이 훨씬 비효율적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와 같은 감정분석 인공지능기술은 앞으로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가령 직접적인 대면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감정을 공유하고 인식할 때 자신의 감정변화가 심하면 제대로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무딘 남성들은 여성으로부터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눈빛이나 표정만으로 감정을 왜 알아차리지 못하냐며 혼이 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에 따라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실시간으로 포착하여 인간보다도 더욱 객관적이고도 냉철하게 상대방의 감정변화를 수치화하여 알려주는 이 인공지능 기술은 많은 분야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앞으로 중요한 비즈니스와 관련한 고객대응 콜센터는 영상전화센터로 진화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고객의 불만을 접수하거나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중요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라면 더욱 효과적일 수도 있다. 상대방이 구체적인 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영상이 보여주는 상대의 얼굴이 나타내는 분노 수치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함께 맞장구치며 상대방에 공감해줌으로써 분노를 가라앉힐 수도 있다. 슬픈 상태라면 단지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거나 그저 들어주기만 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고객을 만족시킬 수도 있다. 앞으로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활약할 기술은 계속 나타날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기술이 탄생하더라도 역시 그 핵심은 얼마나 기계적인 분석시스템이 인공지능기술을 통해 융합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그만큼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의 확장성은 매우 크다는 이야기다.

그러한 의미에서 지난 71일 포항공과대학(postech)에서 인공지능대학원과 인공지능연구원을 출범시킨 것은 시대적 흐름에 100% 동기화되는 최적의 사건이다. 사실 포항은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인공지능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이야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상당히 알려졌지만, 2005년 국내 최초로 포항에 지능로봇연구소가 들어설 때만 해도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은 그리 높지 않았다. 당시 국내에서는 로봇이라고 하면 자동차 등과 같은 대량생산시스템에 적용되는 산업용 로봇이 주류였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환경 속에서 출범한 포항의 지능로봇연구소는 우리나라 초기의 지능형 서비스 로봇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 산불감시로봇, 의료보조로봇, 견마로봇 등 다양한 지능형 로봇들을 연구 개발하고 생산, 실용화하였다. 그러한 성과로 설립 7년 후인 2012년에는 우리나라 6대 국책로봇연구기관의 하나인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으로 재탄생하였다. 포항의 KIRO는 국내 유일의 실용로봇 전문생산기술연구소로서 수중안전로봇과 같은 국가 로봇산업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포항이 2007년경 로봇시티 포항을 선포했던 것도 단순한 구호는 아니었던 셈이다. 미래의 지능로봇이 더욱 정확하게 목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것이 인공지능이다. 그런 까닭에 로봇의 두뇌를 담당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자들을 배출하기 위한 인공지능대학원이 포항에 설립된 것은 필연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인공지능대학원과 KIRO가 적극 협업하여 포항의 로봇산업 발전에도 큰 시너지를 발휘하였으면 한다.

사실 이번에 출범한 인공지능대학원에 기대하는 것은 따로 있다. 사실 모든 산업이 그러하듯이 특정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태계가 조성되어야만 한다. 지금 포항경제가 어려운 것도 엄밀한 의미에서 철강산업의 생태계가 완전체로 조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철강은 산업의 쌀로 불리는 일종의 소재다. 이 소재를 활용하여 기계산업이 형성되고 또 그 기계들의 조립, 연계로 자동차, 조선, 중장비 등 최종재로 탄생하는 것이다. 포항이 이러한 순환과정을 모두 아우르는 진정한 철강 생태계를 갖추고 있었다면 외부충격이 발생하였을 때 포항경제가 받는 침체의 강도는 지금보다 훨씬 완화될 것이다. 이처럼 포항이 과거 미처 인식하지 못하였던 경험들을 이제는 충분히 반면교사로 삼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비대면, 비접촉을 중심으로 다양한 부문에 걸쳐 기술이 진전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인공지능이 특히 큰 역할을 할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굳이 산업생태계에 비추어 본다면 이 또한 일종의 소재에 해당할 뿐이다. 인공지능이라는 두뇌(소재)를 이용하여 그것에서 파생될 완성형의 최종적인 모습은 의료진단기기가 될 수도, 화상회의시스템이 될 수도, 국가재난예보시스템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기술이라는 소재에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한다. 인공지능은 끝이 아닌 시작일 뿐이다. 최종형태가 무엇이든 사람의 눈과 코를 대신할 초정밀 카메라와 센서를 갖추고 보다 정확한 정보데이터를 수집해야만 제대로 된 인공지능이 활약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포항은 앞으로 인공지능대학원을 기반으로 그와 연계되는 각종 센서기술의 연구와 생산, 초정밀 카메라와 같은 정밀기계, 로봇의 내구성을 보장할 특수금속 소재와 정확한 관절 기능을 제어할 로봇공학 등 다양한 파생, 동반 기술들도 함께 연구하고 생산할 수 있는 복합적인 인공지능 기반 산업도 함께 키워야만 한다. 머리만이 아니라 팔, 다리도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