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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추운 겨울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
더 추운 겨울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
  • 윤경보 기자
  • 승인 2020.11.16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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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한국은행 포항본부 부국장)
김진홍(한국은행 포항본부 부국장)

 

올해는 코로나19에 태풍까지 겹쳐 제조업부터 음식점, 호텔, 마트, 학원, 전통시장에 이르기까지 업태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사업체가 여름인데도 추위를 느꼈다. 그러는 동안 절기도 겨울에 들어섰음을 알렸다.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어촌마을이 가장 활기를 띠는 계절은 겨울이다. 올여름 시내 상가들이 추위를 느꼈다면 어촌마을은 이번 겨울에 혹독한 추위를 맞이할지도 모르겠다. 막연히 겨울철 대목을 누리겠다는 느슨한 마음보다는 일단 이번 겨울 가장 피해를 덜 보고 넘기겠다는 다짐이 필요한 시점이다. 바닷가 마을에서야 늘 수산물이 생산되나 유독 겨울철에 들어서면 활기가 넘치고 돈을 번다는 기대감도 부풀어 오른다. 겨울만 영업하는 곳도 있을 정도다. 대게와 과메기의 계절인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겨울맞이가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비대면, 비접촉이 대세를 이루는 지금도 그동안 지역 어촌에서 해왔던 방식이 그대로 통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모든 면에서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점검해야만 한다. 특히 과메기와 같은 수산 가공식품이라면 제조공정과 유통과정을 거쳐 다른 지역 소비자에게 택배로 배달되는 모든 단계에서 의심의 눈빛으로 살피는 소비자가 어떠한 불만도 내세울 틈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적어도 다음 몇 가지는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 하나라도 개선해 나갔으면 한다.

첫째, 안전한 식품임을 고객의 눈으로 확신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몇 년 전 꽁치, 고등어와 같은 등 푸른 생선의 최고 어장이었던 동일본 앞바다에서 일어난 후쿠시마원전 방사능누출 사고 이후부터는 바다 생물을 먹었을 때 안전한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많이 높아졌다. 포항 구룡포에서 꽁치와 청어로 만든 과메기의 식품안전도 평가를 의식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원재료인 꽁치, 청어가 어디서 잡혔는지, 수입한 것이면 대만산, 중국산과 같은 고기잡이배의 국적은 물론 어느 해역에서 잡은 것인지도 명확하게 밝히는 원산지표시 방법도 스스로 고안해낼 필요가 있다. 아예 원재료상태나 과메기 포장 직전 방사능 오염도를 측정하여 아예 포장지에 표시하는 것도 구룡포과메기라는 지역 브랜드를 전국구 명품으로 만드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노력은 앞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지역 특산물만이 가지는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몇 년 내 일본이 방사능 오염물질을 바다로 버리고 나면 먹을거리로서의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 시각은 크게 달라지기 쉬워 이에 대한 사전 대응을 위해서도 신중하게 추진하였으면 한다.

둘째, 지역 호텔, 전통시장, 동네 가게 모두 추운 여름을 보낸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로 자신의 집을 떠나 움직이는 유동인구가 준 탓이다. 당연히 이번 겨울도 예전처럼 관광방문객이 포항을 찾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헛된 꿈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구룡포는 더욱 특별한 지난해를 겪었음을 기억해야만 한다.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특정 방송프로그램 덕분에 잠깐 생겼던 특수였음을 깨닫는다면 올해 구룡포 상권에 다가올 골은 더욱 깊어질 수도 있다.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물량이라면 지난해가 아닌 지지난해 정도를 염두에 두면서 모든 일을 점검했으면 한다.

셋째, 찾아오는 손님이 줄더라도 예년 수준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특별한 방법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전화로 주문하고, 카드결제나 계좌입금이 가능한 결제수단, 택배로 안전하게 과메기나 대게를 보낼 수 있는 배달 채널은 갖추어야만 한다. 문제는 전화로 주문할 정도로 충성도 높은 단골이 많으면 몰라도 지금까지 편안히 앉아서 어쩌다 찾는 손님들만 상대해온 음식점이나 판매점이라면 더욱 문제다. 자기 가게가 다루는 수산물이나 요리의 특징을 알리는 홈페이지, 블로그, 페이스북과 같은 많은 사이버 홍보에도 나설 필요가 있다.

넷째, 지금 위기는 유독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만 겪는 것이 아님을 생각해야만 한다. 더구나 포항 과메기와 구룡포, 영덕, 울진 등에서 잡히는 대게처럼 경북 동해안 지역은 다른 어촌 지역보다 겨울에 손님이 많았던 점을 생각하면 유독 이번 겨울이 더 추울 수도 있다는 각오를 다져야만 한다. 그러하기에 손님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시스템도 조금씩 갖출 필요가 있다. 당장이야 어렵겠지만 지금 일본 일부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듯이 앞으로는 시외버스나 고속버스에 2인석 좌석에는 옆 사람과 부딪치지 않도록 좌석 사이에 칸막이를 설치하는 지자체가 나올지도 모른다. 포항 시내버스 가운데 구룡포행 버스만이라도 관광객을 위해 이러한 조치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처럼 경북 동해안 시, 군마다 비대면, 비접촉 시대에 어울리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지자체만이 아니라 관련 업종 관계자들이 모두 협력하여 이 지역을 찾는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대게, 과메기를 맛보기 위해 찾아오도록 유혹하는 정책들을 고안해 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수산물은 업계 종사자조차 사진이나 영상만으로 품질과 상태를 알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는 것을 늘 생각해야만 한다. 손님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이상하다 여기더라도 대면, 접촉 상황에서는 간단한 설명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사진이나 영상만 보고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고객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더구나 요즘은 온라인, 소셜미디어 시대다. 아주 작은 문제라도 고객들은 참지 않고 이러한 사실을 마음껏 유포한다. 지역 특산물의 평판이 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앞으로 대게, 과메기와 같이 지역 이름을 내세운 특산물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과정에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관리체계와 식품인증을 받아 둠으로써 무조건 믿고 살 수 있는 지역 특산물이라는 평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적어도 개인이 힘들면 조합이라도 과메기의 원재료 입수부터 제조, 포장과정, 대게의 손질과 상태, 요리과정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여주고 이왕이면 해설까지 붙여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 방안들을 계속 궁리해야만 한다. 이왕이면 택배 유통과정에서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특급배송 채널을 만드는 한편 압축 비닐 진공포장과 같은 수산물의 위생과 안전, 오염 방지를 위한 수단도 갖추어 나가야만 한다.

앞서 언급한 내용은 다른 지역이나 식품업계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들도 많다. 코로나19에 따른 피해에서 완벽하게 벗어나긴 어려워도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 오히려 다가오는 이 겨울에 과메기의 고향, 대게의 산지라는 자부심으로 제조부터 유통,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전 과정에 걸쳐 누구도 시비를 걸 수 없는 최고의 안전한 수산 식품이라는 평판을 만드는 디딤돌로 삼았으면 한다. 언제나 믿고 전화로 주문만 하면 받을 수 있는 특산물. 조금이라도 이상하게 느껴 전화하면 언제든지 반품을 받아주는 자신감 넘치는 지역 수산업체와 유통업계. 철저한 공정관리와 포장, 여러 인증마크와 수치가 포장지에 박힌 안전한 먹을거리로 증명된 식품.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아닌 소비자가 다른 이에게 말할 정도의 지역 특산물이 되었으면 한다. 분명 지금보다 더 추운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보다 더 철저하게 소비자의 눈으로 점검하는 꼼꼼함이야말로 이번 겨울 추위를 견디는 최고의 난방방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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