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슬라 계약 호재에 힘입어 코스피 상승…외국인 투자자도 ‘컴백’

삼성전자, 테슬라와 165억 달러 계약 체결

7월 28일(월), 한국 증시가 상승 마감했다.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삼성전자의 주가 급등이었다. 삼성전자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의 165억 달러(약 21조 5천억 원)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발표한 직후, 주가가 6.83% 오르며 2024년 9월 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하루 상승폭 기준으로도 2024년 11월 15일 이후 최대치였다.

대신증권의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주는 하락세…시장 개혁 기대감 ‘주춤’

반면 금융주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도하는 자본시장 개혁안이 기대만큼 강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연례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이런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증권주는 4.28% 하락했고, 금융지주주도 3.73% 내렸다. 주요 종목 중 SK하이닉스는 1.50% 하락했으나, LG에너지솔루션은 4.68% 상승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각각 0.92%, 1.34% 상승했고, 포스코홀딩스는 2.86%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소폭(0.09%)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전체 935개 종목 중 180개 종목만이 상승했고, 나머지 725개는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원화도 소폭 강세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4,759억 원(약 3억 4,428만 달러)을 순매수하며 시장 상승을 견인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 전 거래일 대비 0.12% 강세를 보이며 달러당 1,3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5년 코스피 32% 상승…전 세계 증시 중 최고 성과

2025년 들어 코스피는 32% 급등하며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로 인해 한국 증시의 전체 시가총액은 3년 만에 처음으로 2조 달러(약 2,664조 원)를 돌파했다.

이 같은 급등은 단순한 글로벌 추세나 계절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적 개혁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정부의 기업지배구조 개혁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핵심 국정 과제로 삼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사외이사들이 모든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는 기존에 대주주 중심으로 이뤄졌던 이사회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조치였다.

정부는 이 외에도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누적투표제 도입 등 추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누적투표제는 소액주주들이 이사회에 대표를 진출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가족 소유 기업 중심의 현재 지배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코스피 5000’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는 개혁 성공과 글로벌 투자자 신뢰 회복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의 기업지배구조 개혁 성공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 한국 시장에 ‘러브콜’

이러한 구조개혁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 4월까지 9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던 외국인 자금은 7월에만 30억 달러(약 4조 8,960억 원) 이상 유입되며 완전히 반등했다. 이는 직전 두 달간 유입액을 초과하는 규모다.

앞에 놓인 과제들…의회 투표가 관건

그러나 개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오는 8월 4일 예정된 국회 투표가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투표에서는 누적투표제 도입과 감사위원회 구성 시 대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 안건으로 논의된다.

또한 자사주 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재벌 계열사들이 자사주를 이용해 지배권을 유지해온 관행에 대해, 정부는 자사주 전량을 6개월 내 소각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이나 독일식 완화모델을 검토 중이다.

한국 증시는 지금, 구조적 개혁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남은 개혁 과제들이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따라, ‘코스피 5000’의 실현 가능성도 가늠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