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기업, 미국의 100%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

삼성전자·SK하이닉스, 미국 고율 관세 대상 제외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의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8월 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이 예고한 반도체 수입에 대한 100%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반도체 관련 미국 관세 정책에서 가장 유리한 대우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거나 생산 계획이 없는 국가에 대해 반도체 수출 시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국 내 반도체 제조를 약속했거나 이미 생산을 진행 중인 국가는 면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행정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고, 발언만으로는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다. 여 본부장은 한국과 미국 간 반도체 분야에서의 무역 협정이 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미국 내 설비 투자로 면제 기대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에 각각 반도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테일러 공장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한 주요 확장 사업의 일환으로, 미국의 ‘CHIPS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라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자국 내 반도체 제조 확대를 위한 지원 정책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피엣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 중이며, 미국 상무부로부터 지난해 4억 5800만 달러(약 6,000억 원)의 지원을 받았다. 또한 이 프로젝트에 총 38억 7,0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며, 미국 정부는 추가로 5억 달러 규모의 융자도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증권사 유안타증권의 백길현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의 경우, 패키징 공장만으로 관세 면제 자격을 충분히 충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 반응과 한미 무역 협정

이번 발표 직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24시간 기준 1.74% 상승해 70,050원에 거래되었으며, SK하이닉스도 0.3% 상승해 259,250원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과 한국 간 무역 협정 체결을 공식 발표하며 한국산 제품에 대해 1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는 고율 관세와는 별개로, 여전히 일정 수준의 부담은 존재함을 의미한다.

한편, 애플은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에서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개발을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의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알려졌다.

AI 투자 붐, 외국인 투자 흐름 변화

7월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시아 주식 시장으로 세 번째 달 연속 유입되었으며, 특히 대만과 태국,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대만에는 77억 8천만 달러가 유입되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한국에도 45억 2천만 달러가 들어오며 2024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대만과 한국은 최근 3개월 동안 총 257억 달러의 외국인 자본을 끌어들였으며, 이는 글로벌 AI 투자 확산과 두 국가의 기술 수출 경쟁력 덕분이다. MSCI 아시아(일본 제외) 지수는 5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대만과 한국의 주요 주가지수도 약 6%씩 상승했다.

한국의 매력, 태국의 불안

한국의 주주 친화 정책 강화, 정치적 안정성, 그리고 견고한 기업 실적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최근 세제 개편 관련 논란은 새로운 불확실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태국 주식시장도 7월에만 4억 990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9개월 만에 순매수세로 전환됐다. SET 지수는 7월 한 달 동안 14% 급등하며 2020년 1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누적 수익률은 여전히 -10%로, 아시아 지역 내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